EiRIC 라이징 스타 인터뷰

▶ 교수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전자공학과에서 재직하고 있는 박욱입니다. 저는 해외 연구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 출신입니다.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벤처 성공의 부푼 꿈을 안고, 선배들이 창업한 벤처회사에 5년간 근무하였습니다. 직원들의 젊은 열정과 패기에도 아쉽게도 회사가 문을 닫아 다시 학교로 돌아와 조금 더 공부를 하기로 결정하고, 모교로 돌아와서 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권성훈 교수님의 지도로 석박사과정을 마치고, 경희대학교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바로 임용이 되어, 현재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 주요 연구 분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마이크로 영역의 MEMS 기술을 활용한 3D 프린팅 기술로 마이크로 패턴, 구조물을 형성하고 이를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화를 위한 도구로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마이크로 크기의 바코드, QR코드를 제작하여 바이오 분야의 다중진단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DNA를 클러스터링해서 정보인덱싱이 가능한 DNA저장 플랫폼으로도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교수님은 현재 DNA 기반 메모리 기술에 있어 세계적인 권위자로 불리울 만큼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계십니다. 이 연구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전 세계 생산된 데이터의 양은 대부분이 최근 5년 이내에 생성되었을 정도로 매우 급속하게 많은 양의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생산된 데이터는 바로 소비되지 않고, 저장을 해두어야 합니다. 데이터 센터에서는 효율적인 데이터 저장 관리를 위해 자주 사용하지 않지만 오랫동안 보관해야 하는 데이터를 ‘콜드데이터’라고 하여 따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정보저장장치에 대한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하버드 대학교, 워싱턴 대학교 등이 정부 주도하에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DNA 메모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DNA 메모리는 기존에 반도체에 0과 1로 저장되던 2진법 디지털 데이터를 A,G,T,C로 이루어진 4진법 데이터로 변환하여 DNA 생화학분자에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DNA 메모리는 전 세계의 모든 데이터를 가루 형태의 DNA 1kg에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정보저장기술입니다. 저희가 집중하는 것은 디바이스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DNA 메모리에 필요한 개발이 되지 않은 필수 기술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 그동안 연구활동을 해오시면서 특별히 느끼신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아직도 연구활동은 어렵고,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마라톤을 뛰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내가 연구에 맞는 사람인지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잘 뛰어야 하고 좋은 성과를 내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일 수도 있는데요. 주변에 함께 하는 사람들을 순위를 다투는 경쟁자로 생각한다면 한없이 외롭고 고독한 싸움이 되고, 더욱더 고립되는 느낌이 듭니다. 그 압박감이 물론 내재된 힘을 발휘하게 하기도 하지만, 또한 금방 지치게도 하는데요. 순위를 다퉈야 하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뛰고 싶은 곳까지 뛰어도 된다라고 생각한다면, 주변에 함께 있는 사람들을 그때까지 나와 함께 하는 동반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 동반자들이 없다면 더 멀리 갈 수도 없고, 멀리 갔다한들 허무해질 것 같습니다. ▶ 교수님께서는 DNA 메모리 외에도 이전에는 위변조방지 기술 등 빅데이터시대, AI시대에 더욱 요구되는 기술들을 연구 개발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더욱 연구 방향이나 혹시 시도하고 싶은 연구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현실적으로 단기 성과를 내야 하는 여건에서는 전략적으로 국내외의 연구방향 등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그러다보니 정말 필수적이지만,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거나, 성과가 쉽게 나지 않는 분야들을 기피하게 되는 게 현실입니다. DNA 메모리, 위변조방지 기술, 빅데이터 기술도 매우 중요한 분야들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연구는 계속하겠지만, 틈틈이 기회가 되면 저 분야와는 동떨어져 보이지만, 조금은 원초적인 분야, 예를 들어 식량문제, 남성탈모 분야가 관심이 있습니다. ▶ 교수님에게 영향을 미친 인물 또는 귀감으로 삼으시는 연구자가 있다면?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면 박사학위 지도교수인 서울대학교 권성훈 교수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권성훈 교수님이 서울대에 부임했을 때, 첫 연구실 학생들을 모집하였고, 그 때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당시 권성훈 교수님은 32살로 저보다는 세 살 많으셨지만, 연구에 대한 열정이 넘치고 자신감이 충만해서 한 번도 나이차가 별로 나지 않는 교수님이라고 느낀 적이 없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연락을 드리면, 연구과 기술 사업 활동 등을 통해 끊임없이 발전하고 계십니다.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자신의 논문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더불어 도움이 될 만한 분야 관련 사이트 또는 서적이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제가 주저자로 참여하여 2008년에 출판된 Nature Materials 의 『Guided and fluidic self-assembly of microstructures using railed microfluidic channels』논문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당시에는 전자공학이라는 분야에서 네이처 본지 혹은 자매지에 연구가 출판이 되면, 신문에 날 정도로 대중적인 유명 저널에 출한하는 것이 흔하지 않았던 때였습니다. 연구실이 생긴지 2년도 되지 않아, 실험장비도 다 갖추지 못해 부실할 때, 주변 연구실의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 진행했던 연구라서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요즘은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유명 저널사이트들이 많습니다. 네이처 계열의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https://www.nature.com/ncomms/)는 주제가 폭넓어서 일반인 혹은 대학생들도 관심을 갖고 읽어볼 만한 논문들이 많이 있습니다. 혹시 배경지식이 있어야 논문을 보는 것이 아니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역발상으로 관심 있는 주제의 논문을 먼저 찾고,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어떤 분야, 그리고 어떤 과목이 필요한지를 생각해서 배경지식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자세에 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요즘은 분야에 대한 경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인기 있었던 분야, 학과들이 뒤바뀌고, 나날이 새로운 분야 혹은 해당 학과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내적으로는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도록 노력하며, 그러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분야에 대해 도전하고,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는 한번 배운 것으로 평생 써먹는 시대는 지났고, 일을 그만두는 순간까지 계속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를 하면서 세상에 숨어 있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찾고, 의미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제는 해결 방법이 연구실 수준을 너머서 기술을 우리의 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 완성의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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